Viewers

강동주, 노은주, 소민경, 손주영, 오희원, 윤향로

14 - 20 December, 2018
Boan Stay, Seoul

Exhibition
Publication

EYER (강동주, 노은주, 소민경, 손주영, 오희원, 윤향로)와 에디터로 참여한 유지원은 이제까지 작업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유심히 보고 있던 일상 속의 자극을 본격적으로 다뤄보고자 모였다. 이들은 각자 수 개월간 무언가를 바라보고 소화하는 과제를 설정하고, 그 ‘뷰’를 지면으로 구체화 해내기로 한다. 이러한 지면들이 모인 출판물이 바로 «VIEWERs»이다.

아티스트 북과 잡지 그 중간 어디쯤의 몸체를 얻은 «VIEWERs»는 각 작가가 시각적 요소, 풍경, 혹은 소재를 보는 방식 자체를 구현해내고자 한다. 무언가를 보는 활동이 정해진 때를 기점으로 일단락되지 않고 지속되기 마련이라는 점과 각자가 선택한 대상이 주로 생활에 밀착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VIEWERs»는 대중 잡지의 룩을 얼마간 빌려온다. 마치 월간지가 막 나왔을 때는 해당 시기의 트렌드와 최신 뉴스를 다루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당대의 징후를 살펴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되듯, 참여자들이 스스로에게 부과한 ‘보기’의 과제와 그 잠정적인 결과물은 현재의 관점을 저장 혹은 동결해두기에 용이한 장치가 된다.


EYER (강동주, 노은주, 소민경, 손주영, 오희원, 윤향로)와 에디터로 참여한 유지원은 이제까지 작업에 적극적으로 도입하지는 않았지만 유심히 보고 있던 일상 속의 자극을 본격적으로 다뤄보고자 모였다. 이들은 각자 수 개월간 무언가를 바라보고 소화하는 과제를 설정하고, 그 ‘뷰’를 지면으로 구체화 해내기로 한다. 이러한 지면들이 모인 출판물이 바로 «VIEWERs»다.

아티스트 북과 잡지 그 중간 어디쯤의 몸체를 얻은 « VIEWERs»는 각 작가가 시각적 요소, 풍경, 혹은 소재를 보는 방식 자체를 구현해 내고자 한다. 무언가를 보는 활동이 정해진 때를 기점으로 일단락되지 않고 지속되기 마련이라는 점과 각자가 선택한 대상이 주로 생활에 밀착되어 있다는 점에 착안하여 «VIEWERs»는 대중 잡지의 룩을 얼마간 빌려온다. 마치 월간지가 막 나왔을 때는 해당 시기의 트렌드와 최신 뉴스를 다루지만 시간이 흐른 뒤에는 당대의 징후를 살펴볼 수 있는 실마리가 되듯, 참여자들이 스스로에게 부과한 ‘보기’의 과제와 그 잠정적인 결과물은 현재의 관점을 저장 혹은 동결해두기에 용이한 장치가 된다.

오희원은 <Blind Site> 회화 연작에서, 전시장에 놓인 작품과 관객을 지워내고 희고 빈 공간을 그려냈다. 지워내는 과정과 그려내는 행위가 맞물리는 그의 화면에서 피사체를 현실 속의 존재로 파악하도록 뒷받침하는 배경은 지극히 비현실적이며 욕망으로 충전된 공간으로 드러난다. «VIEWERs»의 지면에서 오희원은 뮤직비디오의 배경, 그중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제작한 콘텐츠를 유심히 살펴보았고 무대가 마땅히 지지해야 할 아이돌을 지워 적막의 공간만을 남겼다. 박희아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콘셉트나 테마를 물리적으로 풀어내는 일, 즉 배경을 만드는 보이지 않는 이면의 작업에 주목한 글로 오희원과 협업하기로 한다. 심혈을 기울여 조성한 뮤직비디오의 로케이션은 어쩌면 미술관의 무대와 마찬가지로 어떤 피사체를 올리고 싶은 욕망과 닿아있는지도 모른다.

2.

윤향로는 «VIEWERs»에서 다른 문화의 영역들이 서로의 형태나 양식을 닮거나 빌려 가는 현상에 대한 관심을 중점적으로 풀어가고자 한다. 웹에서 판매 중인 퍼 제품의 상세 컷을 이미지 편집 툴을 활용하여 제시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스크린으로 매개된 질감들을 마주하게 한다. 남선우는 제품과 이미지 각각에서 고급형과 보급형을 나누는 기준에 대한 이야기로 “미술의 소비와 역사, 표현 양식을 패션, 쇼핑, 혹은 대중문화 현상에 다시 대입하여 상상하는 취미가 있다”고 밝힌 윤향로에게 화답한다.

3.

유지원은 편집자로 참여하는 동시에 K-뷰티와 이를 둘러싼 이미지에 대한 비평을 시도한다. 어쩌다 올 초 청담동의 한 샵에서 메이크업을 받으면서 수년간 애써 피해온 전형적인 ‘아름다운(혹은 아름다워지려는) 젊은 한국 여성’의 얼굴이 자신에게 씌워진 모습을 마주하고 말았다. 이러한 경험을 계기로 이제까지는 감상이나 비평의 영역으로 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전혀 문해력을 갖추지 못했던 K-뷰티의 이미지에 다가가기 위해 몇 달간 참여 관찰을 비롯한 리서치에 뛰어든다. 수록된 글은 이러한 탐구의 잠정적인 결과물로서 로드샵부터 하이앤드 브랜드까지, 코스메틱 산업이 선도하거나 강화하는 이미지를 살펴보며 K-뷰티 이미지 비평의 가능성을 더듬어본다.

4.

소민경은 캔버스에 그림을 그린 후, 모종의 과정을 거쳐 이를 복제한 뒤 포장지로 만든다. 포장지가 된 복제본이 원본 회화를 감싸 안도록 하고, 때로는 실을 둘러 이 둘의 결합을 더 부각시키기도 한다. 이때 복제본은 원본을 희석하고 가리는 한편 오히려 원본의 존재를 강조하게 된다. 이처럼 맞붙어 있는 작품과 포장지는 서로를 도태시키는 동시에 밀어낸다. 소민경은 이러한 역동을 바탕으로 미술관에서 그림을 포장하려다 옆길로 새는 인물이 등장하는 만화를 그린다. 그리고 만화 또한 지면 위에서 나름의 포장지에 둘러싸인다. 대금주(포장기술사학회)는 전설적인 미술품 포장지의 사례를 추적하는 글로 함께 한다.

5.

강동주는 풍경이 발생하는 시간에 주목한다. 잠시 머물렀던 한 건물의 로비에 시드는 것을 목격할 틈이 없이 누군가에 의해 계속해서 교체되는 꽃다발이 놓여 있고, 강동주는 이 장면을 사진으로 기록했다. 그리고 그 건물 내 비어있는 방 사진을 웹상에서 찾아내 창을 넘어 공간에 맺힌 빛을 드로잉으로 구현했다. 강동주의 초청에 응한 박솔뫼는 전달받은 로비의 사진을 경유하여 대면한 리얼리티를 짤막한 글로 만들어간다. «VIEWERs»로 옮겨온 사진, 드로잉, 그리고 글은 공간을 사유하기 위한 조건들을 가시화한다.

6.

노은주는 도시의 인공물이 낡거나 신설되면서 남기는 장면과 잔여물에 관심을 두고, 이를 종이, 유토 등으로 구조물을 만들어 그 형태를 추출하는 과정을 작업에 개입시켜왔다. «VIEWERs»에서는 형태에 대한 탐구를 지속하되 관객과 창작자의 중간 정도의 위치에서 몇 가지 질문을 던지기로 한다. 언어는 눈에 보이는 것을 얼마나 정확히 서술할 수 있을까? 그리고 묘사하는 언어는 어떠한 형태를 가능하게 할까? 추상적인 형태가 그림 속에서 자리 잡는 방식과 단단하지만 명확하게 읽어내기 어려운 돌의 형태를 인지하는 과정 사이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돌에 대한 묘사를 읽고 이를 회화로 옮겨보는 과제를 설정했다. 윤원화는 거리에서 발견했거나 기억 속에 남은 돌을 묘사하고, 노은주는 형태 수집가로서 글로부터 돌의 모양을 채집한다.

VIEWERs

«VIEWERs»는 동시대 작품의 유통 환경에서 감지되는 징후에 대한 서베이이기도 하다. 위 참여 작가의 지면 외에도 패션 및 뷰티 산업의 브랜딩이나 프로모션 문법을 전략적으로 끌어오거나 간접적으로 기대고 있는 세 명의 작가—송민정, 박보마, 서울모범미감(김효재, 지호인)—의 프로모션 페이지도 수록되어 있다. 또한 발간과 함께 출판물 «VIEWERs»를 생활 공간 속 뷰로 구현한 전시 ‹VIEWERs›를 연다. 다른 ‘보는 사람들’을 초대하는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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